原贴:dnf三觉小故事网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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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处: 沃特碧们的Co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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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己机翻了一下,故事大体没有太大问题,还是先搬原文吧
征战者
하늘의 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높은 탑, 두 남자가 잠시 멈춰 섰다.
정적이 싫었는지, 혹은 그저 궁금해서였는지 젊은 남성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어떠셨습니까?”
“가장 태산에 어울리는 자였네.”
무심한 듯 대답을 내뱉는 늙은 남성을 보며 젊은 남성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엄청난 투지를 가지고 있는 자라는 것은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태산이라...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다.
늙은 남성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 꺾이지 않은 자가 있었던가.
“당신이라면 태산마저도 베어 넘길 수 있지 않으십니까.”
“하여 베었네.”
휘어지지 않는 자는 결국 부러지기 마련이고, 자칫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도 그러한 성향을 굽히지 않았던 자들은 대부분 비슷한 말로를 맞이했다.
“이번 비무를 계기로 그는 유연함을 배웠겠지요.”
“묻겠네. 그의 흉물스러운 마창이 어떻게 느껴졌나?”
젊은 남성은 그가 끝내 손에서 놓지 않았던 마창을 떠올렸다.
어찌 잊겠는가. 마치 혼자서라도 싸울 듯 쏘아대는, 주인마저 잡아먹을 듯한 그 흉흉한 기운을.
“다시 묻겠네. 그에게 유연함이 필요해 보이나?”
이미 확정된 패배 앞에서도 오기에 가까운 투기를 형형하게 뿜어냈던 자.
그리고 그가 쥐고 있었던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했던 마창.
그가 이번 패배를 계기로 한층 더 단단해지기만 한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자신의 마창을 뛰어넘는 때가 온다면.
깨달은 듯 잠깐 눈을 휘둥그레 뜬 젊은 남성이 픽 웃어 보였다.
“비무가 아니라 재련(再鍊)을 하셨군요.”
늙은 남성이 말없이 몸을 휙 돌렸기에 더 이상의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젊은 남성 역시 그의 뒤를 따랐지만, 머릿속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장면을 계속해서 상상해냈다.
전장을 가로지르며 천멸(踐滅)의 마창을 휘두르는 불사자의 모습을.
그저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자 휘두르는 창이었다.
무엇이든 좋았다. 어떻게든 과거를 떨쳐내고 싶었다.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것은 창을 휘두르는 것뿐이었기에 수천, 수만 번 창을 휘둘렀다.
그리하면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그들조차 잊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뿌리박힌 작은 씨앗은 여실히 나의 창술로 발현되었다.
얄팍하고 가벼운 창이었다.
짊어진 무게조차 깨닫지 못한 창이었다.
죄책감이라는 말로 그럴싸하게 감정을 포장하여 속죄라는 상자 속에 넣어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죄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속죄라는 신기루를 좇아 수없이 창을 휘둘렀다.
하지만 나의 창에서 죄책감의 무게가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오랜 시간 도망친 끝에야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이리도 쉽게 그들을 잊어선 안된다.
모두가 잊더라도 나는 결코 그들을 잊어선 안 된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의 죽음을 오롯이 나의 창 위에 올려놓는 것.
그리고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이 창의 무게를 견뎌내겠다.
그토록 도망치고자 발버둥쳤던 그들의 무게를 창에 담는다.
날카롭게 창을 휘둘러본다.
수많은 신기루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것은 나의 모습인가. 그들의 모습인가.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이들의 삶을, 죽음을, 이름을, 모든 것을 이어받은 자.
창은 여느 때보다 무거웠다.
능숙한 사냥꾼일수록 모든 상황을 자신의 통제하에 놓는다.
사냥감이 어떻게 공격해올지, 어느 방향으로 도망칠지,
언제 사냥감의 숨통을 끊을지, 흡수한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모든 것은 계획하에 실행하고 그래야만 완벽하게 사냥감을 제압할 수 있다.
이 힘은 지금 다루기엔 너무 위험하다.
완벽하게 다룰 수 없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
그것이 폭주했던 동료들의 의지를 잇는 길이다.
결국 사냥꾼은 스스로 만든 한계에 갇히고 말았다.
밝은 달이 어쩐지 처량하고 외로워 보였다.
창끝이 떨려왔다.
한 번의 패배를 겪었다.
일말의 아쉬움도 남지 않는 압도적인 패배를.
그제야 사냥꾼은 공포에 먹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신했던 사냥꾼의 감각이 오히려 몸을 둔하게 하고 있었다.
모든 상황을 통제코자 하는 오만이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새로운 사냥을 시작하기 위해선 그토록 버리고자 했던 초심자의 무모함이 필요했다.
사냥꾼은 말없이 창을 움켜쥐었다.
피할 수 없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사냥을 준비해야만 했다.
사냥꾼은 오랜 시간 여러 마수를 먹여 탐스럽게 살을 찌운 씨앗을 내놓았다.
마수의 왕이 그토록 삼키고자 했던 먹음직스럽고 거대한 기운.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미끼였지만, 실패한다면 사냥꾼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한 미끼.
배수의 진이었다.
씨앗에 다가온 마수의 왕은, 레비아탄의 기운은 거리낌 없이 씨앗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사냥꾼은 그저 가만히, 조용히 씨앗을 먹어 치우는 레비아탄의 힘을 바라봤다.
예민한 사냥꾼의 감각으로 실마리를 찾아 헤맸다.
노련한 눈썰미로 두 힘의 연결고리를 찾아 헤맸다.
그리고 마침내 사냥꾼의 입가에 미소가 드리웠다.
“찾았다.”
적막한 어둠으로 가득 찬 밤, 찬란한 붉은 달이 사냥꾼을 비췄다.
충만한 마수의 힘이 갑주와 투구 사이로 넘쳐흘렀다.
합쳐진 힘으로 벼려진 등 뒤의 창들은 마치 별을 수놓은 듯했다.
눈부시도록 사나우며, 절제있는 날카로움을 간직한 빛.
마치 레비아탄의 재림이었다.
고요한 창끝을 오롯이 느끼고 있었던 사냥꾼은 입을 열었다.
“사냥을 시작한다.”
붉은 달의 사냥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달과 별조차 뜨지 않는 밤.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어둠을 보았다고 생각하나?
네가 본 어둠은 그저 빛의 부재일 뿐.
나의 어둠은 공간을 왜곡하는 힘이자
존재를 잠식하는 권한이고
빛을 물들이는 저주이면서
어둠마저 삼켜버리는 역병이며
아무것도 아닌 것(無)에서조차 퍼져나가는 권능.
어둠이 엄습하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 무지한 놈아.
심연을 쳐다보면서 심연이 널 보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니.
이미 목까지 잠식되어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겠지.
무엇으로도 볼 수 없을 테니, 공포에 몸서리쳐라.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으니, 고통에 몸부림쳐라.
네놈이 살고자 발버둥 칠수록 수렁은 널 더욱 깊이 끌어당길 테니.
그러다 지쳐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마침내 너의 힘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울 것이다.